난생 처음으로 장거리 여행을 했다.
허리디스크로 끙끙거리는 처지에 장시간의 비행기 이동과 버스 이동이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그래도 모처럼 찾아온 여행의 기회를 놓치기 싫어 온 몸에 테이핑을 하고 진통제와 근육이완제 따위의 약통을 잔뜩 챙겨넣고 여행길에 올랐다.
비행기가 이륙하자마자 뒷자리를 차지하고 수시로 왔다갔다 했다.
남들은 다들 곤히 자는 시간에도 뒤에서 몸을 비틀고 창문을 열고 난리를 치니까 승무원이 슬며시 한마디 했다.
"너무 내려다보면 눈 나빠집니다"
하도 쳐다보니깐 눈이 이상해지긴 했다.
저 밑, 도무지 사람이 살 것 같지 않은 땅에선 어떤 생물체가 살고 있을까.
수 만, 수십 만년을 두고 흘렀을 구불구불한 강을 따라가면 결국 사람의 마을에 다다를 것이다.
나는 아래의 땅이 자꾸 궁굼한데 사람들은 모두 깊은 잠에 빠져있다.
서울에서 오후 2시에 비행기가 출발했다.
프랑스의 파리까지 11시간이 걸린다길래 시간을 재려고 스톱워치를 눌러놓았다.
시간은 계속 흘러가는데 내가 탄 비행기는 여전히 한낮의 하늘을 날고 있다.
구름 아래 사람들이 살면서 만들어놓은 기하학적인 무늬들이 신기하다.
우주인들이 만들어놓은 것 같다는 희한한 무늬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나는 곧 빠리에 도착할 것이다.
사람들이 꿈과 낭만의 도시라고 부르는 게 과연 맞는지 곧 내 눈으로 확인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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