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장 입력 2022. 01. 14. 21:43 수정 2022. 01. 14. 22:12 댓글 77개
[앵커]
다음 달이면 미얀마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지 1년이 됩니다.
군부의 공습을 피해 주민 수만 명이 태국과 국경이 맞닿은 숲 속에 숨어있습니다.
이 숲속 국경은 특별한 경계가 없어서 두 나라 국민이 지금도 왕래하고 있는데요.
KBS 취재진은 미얀마 군부가 취재 비자를 내주지 않는 상황에서, 국경을 넘어서라도 미얀마 국민들의 어려운 상황을 취재할지 심각하게 고민했고, 결국, 인도주의 차원에서 취재를 해서 방송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습니다.
김원장 특파원이 구호 단체들과 함께 미얀마 땅에서 이들을 직접 만났습니다.
[리포트]
지난달부터 국경지대 곳곳에서 미얀마 군의 공습이 다시 거세졌습니다.
삶의 터전을 잃고, 생명을 잃은 주민들도 많습니다.
미얀마 남동부의 한 숲속에서 난민 수백 여 명을 만났습니다.
보따리 몇개와 가족들 손만 잡고 집을 떠난지 벌써 한 달이 다 돼 갑니다.
["'마 와키'나 '따블루', '리키 꼬' 쪽에서 왔어요. 모두 300가족쯤 됩니다."]
이 남성은 지난달 25일 갑자기 떨어진 포탄에 집을 잃었습니다.
["밤이 아니라 낮에... 포탄이 카렌 반군 쪽이 아니라 우리 마을 쪽으로 떨어졌어요."]
남부 퓨에 지방의 한 카렌족 마을, 주민들이 서둘러 떠나고, 마을은 텅 비었습니다.
불과 며칠 전까지 수업을 했던 초등학교에는 교과서 몇 권만 교실을 지키고 있습니다.
카렌족은 대부분 기독교도입니다.
교회도 문을 닫았습니다.
깊은 숲속에 자리잡은 소수민족 반군 캠프입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난민들이 반군 캠프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한 달 전에 (집을 떠나) '리키 꼬'에 머물다가, 2주 전에 이 캠프에 왔어요. 어떤 사람은 총에 맞았어요."]
중화기로 무장한 군인들의 캠프에 부쩍 여성과 아이들이 늘었습니다.
카렌민족해방군의 훈련 캠프입니다. 태국 국경과 불과 10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서, 미얀마군의 공습이 어려운 곳입니다.
그래서 더 많은 난민들이 이곳 캠프로 밀려들고 있습니다.
[소 포 비/카렌민족해방군(KNDO) 장교 : "지금까지 온 난민이 500명이 넘습니다 (이 캠프에만 말이죠?) 네, 다른 곳에도 '리키 꼬'에서 수천여 명이 왔다고..."]
쿠데타 군부와 싸우겠다며 며칠전 반군 캠프로 들어온 대학생들...
머리를 깎는 앳된 얼굴 뒤로 긴장과 두려움이 베어 있습니다.
["(이중에 쿠데타 군부에 의해 가족을 잃은 사람 있어요?) 형이 까야(지방)에서 PDF(시민방위군)으로 싸우다 헬기 사격으로 죽었어요."]
만달레이에서 왔다는 한 여대생은 유창한 한국말로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대학생 : "사람들이 먼저 잡혀가는 거예요. 잡히고 때리고 죽이고, 너무 슬프고 화나고 억울해서 여기로 왔고... 죽어서라도 제가 할 수 있는 뭐든지 하려고..."]
지난달부터 사가잉주와 친주, 그리고 카렌주를 중심으로 최소 10만여 명의 주민들이 집을 떠나 숲속에 숨어들었습니다.
일부는 태국이나 인도 국경을 넘었지만, 태국 정부는 더이상 난민 수용은 어렵단 입장입니다.
[태국 국경수비대 군인 : "며칠 전에 전투가 끝나서 이제 못 넘어온다. (넘어오면 돌려보내는가?) 다 돌려 보냈다."]
시민들은 점점 숲으로 몰리고, 포격 소리는 다가오는데 국제사회의 지원은 여전히 멀리 있습니다.
이 뒤로 강만 넘으면 태국입니다.
미얀마군은 점점 더 다가옵니다.
태국 정부가 더이상 받아주지 않는다면 이들은 이제 갈 곳이 없습니다.
미얀마에서 KBS뉴스 김원장입니다.
영상촬영:이윤민/영상편집:이태희
김원장 기자 (kim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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