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미얀마민족통합정부(NUG) 한국대표부에 따르면 미얀마에 보낼 옷과 담요 300박스가 전국 각지에서 기부됐다. 한 상자당 10㎏씩 약 3000㎏이다. 군부 탄압을 피해 미얀마 북부 산악지대로 대피한 소수민족에게 보낼 물품이다.
NUG 한국대표부는 지난 18일부터 SNS 공지를 통해 옷과 담요, 침구 등을 기부받았다. 1500m 이상 고지대로 피난한 소수민족을 돕기 위해서다. 미얀마 내 일부 소수민족은 군부의 폭격과 학살을 피해 산악지대로 대피했다. 군부가 헬기를 이용해 소수민족 마을에 사격을 가했다는 증언도 나온다. 몸만 간신히 빠져나왔기에 옷과 음식, 주거 등 소수민족의 환경은 열악한 상황이다. 산악 고지대는 한겨울 추위가 매서운 것으로 전해졌다. 추위는 오는 3월까지 지속된다.
인천 부평의 NUG 한국대표부 사무실에는 여전히 기부 물품이 밀려들고 있다. 재킷과 패딩 등의 의류부터 담요, 이불 등이다. 한 사업가는 1000만원어치의 담요를 기부했다. 한 기부자는 “미얀마를 도와주셔서 감사하다”는 단체의 인사에 “오히려 미얀마를 도울 기회를 줘서 고맙다”고 답했다. 또 다른 기부자는 “한국도 과거 똑같은 일을 겪었다. 남 일 같지 않다”고 말했다. 미얀마로 물품을 보낼 운송료도 십시일반으로 모이고 있다. 미얀마까지 1박스에 1만5000원정도의 운송료가 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소모뚜 NUG 사무처장은 “보내주신 옷들은 다 깨끗하고 좋은 것들이다. 대부분 세탁되어진 상태로 보내주신다”며 “옷 선별작업을 진행하는 미얀마인들 모두 감동받았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미얀마가 군부 쿠데타에 저항해 민주화 투쟁을 시작한 지 300일이 흘렀다”며 “이번 기부 캠페인을 통해 우리가 계속 투쟁하고 있다는 점을 한국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 미얀마 친구들도 한국 사람들 보내는 지지를 통해 힘을 얻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모뚜 NUG 사무처장은 “한국 정부에서 미얀마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를 매년 160억원 규모로 진행해왔다. 지난해 집행되지 않은 예산이 120억원에 달한다”며 “미얀마의 민주화를 위해, 고통받고 있는 난민 60만명을 위해 집행해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지난해 11월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족민주동맹(NLD)이 총선에서 압승했다. 그러나 군부는 총선 결과에 불복, 지난 2월1일 쿠데타를 일으켰다. 이에 미얀마 시민들은 쿠데타에 항의 곳곳에서 시위를 벌였다. 미얀마 일부 소수민족도 군부에 저항하는 무장투쟁에 동참했다. 27일 기준, 미얀마정치범지원협회에 따르면 군부 탄압으로 1295명이 숨지고 1만517명이 체포됐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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